회귀 후, 오빠들이 용서를 빌며 오열한다
전생에서 그녀는 오빠들에게 온 마음을 쏟아부으며 살았다. 하지만 오빠들의 눈에는 가짜 막내딸밖에 없었고, 결국 그 가짜를 위해 그녀를 벼랑 끝까지 밀어 넣어 병상에서 숨을 거두게 만들었다. 회귀한 그녀는 모든 혈연을 잘라내고 완전히 흑화했다. “가문으로 다시 돌아오라고?” 웃기지 마. 이미 번개 결혼으로 이름을 장애 판정 받은 재벌가 대오빠의 호적에 올려버렸다. “오빠라고 부르라고?” 허. 꿈 깨. 오빠가 울든, 후회하든, 무릎 꿇든 용서 같은 건 없다. 오빠들 인생이 화장터로 굴러가면 그녀는 박수나 쳐 줄 뿐이다.
불륜 가족의 아이를 유산한 뒤, 복수를 시작했다
남편의 불륜 상대는 여동생과 새어머니였다. 나를 가스라이팅해 제 식구들의 아이를 낳게 하려던 미친 집안.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내가 제발로 걸어나온 내 진짜 가문이 어떤 곳인지, 그리고 내가 가진 라이브 카메라가 그들을 어떤 나락으로 보낼지. “자, 전 세계 생중계 시작이야. 너희의 그 더러운 사랑을 마음껏 뽐내봐.”
내 남편은 여사친의 전용 해독제
“심리적 장애라며. 나랑은 2년 동안 손만 잡고 잤잖아.” 남편은 성불구자를 자처하며 나를 거부했다. 나는 그가 환자인 줄 알고 지극정성으로 보필했다. 남편의 등 뒤에 가득한 짐승 같은 손톱자국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지수가 약을 먹었대서. 해독해 주느라 어쩔 수 없었어.” 나에겐 고자였던 남편이, 여사친의 정욕을 치료하느라 밤새 침대 위를 굴렀단다.
원수의 삼촌과 결혼했다
언니의 대역으로 산 지 3년째, 나는 드디어 지치고 말았다. 준혁이 벨트를 채우자, 나는 용기를 내어 그에게 결혼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그는 내 턱을 거칠게 움켜쥐며 경멸 섞인 투로 내뱉었다. “빛도 못 보는 대역 주제에, 감히 내 아내 자리를 탐내?” 나는 비소했다. 하기야, 유명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서 그룹의 후계자 서준혁이 내 고귀한 언니, 채린을 죽도록 사랑한다는 것을. 다음 날, 나는 모든 하객이 지켜보는 앞에서 서 회장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식물인간인 아들, 도진 씨와 결혼하겠습니다.” 서 회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내 손을 맞잡았다. “진심이냐? 시집오면 평생을 수절하며 살아야 할지도 몰라!” 나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기꺼이 하겠습니다.” 뒤를 돌아본 순간, 사색이 된 서준혁의 얼굴이 보였다.
복수의 시작은 파혼부터
“내가 실수로 네 부모 좀 죽였다고 해서, 평생 네 비위나 맞추며 살아야 해?” 10년의 사랑, 그 찬란했던 약속은 가증스러운 연기였다. 결혼 전날, 내 가족을 몰살한 남자는 눈밭에서 무릎을 꿇으며 용서를 빌었다. 그 눈물조차 나를 비웃기 위한 도구였음을, 그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내 부모를 죽였다는 진실을 알게 된 순간. 나의 세계는 무너졌고, 차가운 복수만이 남았다. “사기꾼이랑 결혼하실래요, 아니면 수백억 자산을 가진 저랑 하실래요?” 비참하게 버려지는 대신, 나는 그의 가장 강력한 적의 손을 잡기로 했다. 이제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빼앗고, 그가 닦아온 꽃길을 불지옥으로 만들어줄 차례다. “지옥에 온 걸 환영해, 강지후. 네가 준 고통, 그대로 돌려줄게.”
나를 버린 약혼자는 나의 결혼식에서 무릎 꿇는다
내가 가장 후회하는 일? 그날 빗속에서 저 비겁한 놈을 구한 것. 녀석을 위해 내 손목을 망가뜨리고 인맥을 바쳤건만, 녀석은 다른 여자를 안고 나를 '오만한 악녀'라 비난했다. 하지만 대혼란의 날, 10년의 거짓말이 부서졌다. 가짜 구원자는 피눈물을 흘리며 무너졌고, 내 오랜 소꿉친구이자 TH그룹의 주인인 한주혁이 헬기를 타고 나타났다. “설아야, 그딴 만년필은 버려. 이제부터 네 손은 내가 잡아.” 버려진 아가씨의 화려한 반격과 오래된 짝사랑의 완성.
쓰레기 남편을 버리고 황녀로 복귀한다
결혼 7주년 기념일. 남편은 사무실 소파에서 마치 내 영혼까지 집어삼킬 듯 집요하게 매달렸다. 본능적인 욕망으로 나를 몰아붙이며 탐닉하던 그 뜨거웠던 시간들. 7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만큼 그는 내 몸 구석구석을 탐하며 갈구했다. 그러나 그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 반쯤 열린 문 너머로 들려온 남편과 비서의 대화는 나를 나락으로 밀어 넣었다. “한서희는 이제 물려. 당신처럼 탱탱하고 생기 있지도.” 나는 차갑게 식어버린 눈으로 세계 제일의 재벌인 아버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제가 졌어요, 아버지. 3일 뒤에 복귀할게요. 그날, 차진혁에게 부어줬던 모든 자금을 회수하겠어요.]
기억 상실 후, 약혼자의 형과 계약 연애
5년 차 약혼자, 박태민. 일 바쁘다는 핑계로 결혼식을 미루며 그녀에게 점점 식어간다. 교통사고로 입원한 김지수.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태민이 걱정하는 모습에 기억상실을 연기하기로 한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었기에. 그런데 태민이 지수에게 말했다. “지수야, 이게 우리 형, 박도훈, 네 남친이야.” “나는 박태민, 네 절친 강세리와 사귀중.” 순간, 지수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태민과 세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몰래 만나고 있었고, 둘은 힘을 합쳐 지수의 부모님이 남긴 유산까지 빼돌리고 있었다. 복수해야 돼. 지수는 계속 기억상실을 연기하기로 한다. 도훈의 여자친구로 살아가며 태민과 세리의 경계를 늦추고, 유산을 지키기 위해. 그런데 지수가 몰랐던 사실. 평소 그녀를 못마땅해하던 박도훈은, 사실 오랫동안 그녀를 짝사랑해 왔다.
후회는 죽은 뒤에나 하세요
남편 강태준의 첫사랑은 사진에 미쳐 있었다. 태준은 그런 그녀를 위해 기꺼이 모델이 되었고, 심지어 내 생일 선물로 낙찰받은 핑크 다이아몬드마저 그녀의 ‘소품’으로 넘겼다. “이수가 직접 찍고 싶어 해서. 잠시 빌려주는 것뿐이야.” 남들 앞에서는 나를 끔찍이 아끼는 척하면서도, 정작 내 심장이 썩어가는 줄은 모르는 차가운 남자. 결국 나는 3년의 짝사랑과 시한부 인생의 끝에서 그에게 생애 가장 찬란하고도 잔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렇게 갖고 싶으면, 내 장례식에 와서 직접 가져가.” “차갑게 식은 내 손가락에서, 당신이 직접 빼 가라고.” 태준아, 널 만난 걸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해. 그러니 이제 뒤늦은 사랑 따위는 쓰레기통에나 버려.
당신을 가두는 완벽한 지옥
"딱 7일만 나랑 있어 줘. 그럼 군말 없이 이혼해 줄게." 결혼 3년 차, 남편은 나를 자신의 첫사랑을 죽인 살인마라 부르며 증오했다. 내가 위암 말기로 피를 토하며 죽어가고 있는 줄도 모른 채. 그가 그토록 원하던 이혼을 담보로 걸고 시작된 7일간의 기묘한 동거. 그는 이 짧은 시간만 버티면 나라는 오물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내가 준비한 이 7일의 끝에, 그의 세상을 산산조각 낼 지독한 진실과 핏빛 피날레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성진우, 기대해. 진짜 지옥은 이제부터니까.”
내가 죽은 줄 알고 쓰레기 남편이 미쳐버렸다
결혼 6년, 남편의 끝없는 외도와 멸시 속에서 내 삶은 지옥이 되었다. 그의 쾌락을 위해 희생했던 내게 남은 건 끔찍한 흉터와 바닥난 자존감뿐. 심지어 그의 안하무인 내연녀 서희주가 안방까지 쳐들어와 나를 조롱하던 날, 나는 비로소 모든 미련을 버리고 이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이혼 사실을 알리기도 전, 휘몰아치는 폭풍우 속 유람선에서 나는 차가운 바다로 추락하고 만다. 그리고 내가 영원히 사라졌다고 생각한 순간... 나를 하인보다 못하게 취급하며 짓밟던 쓰레기 남편이 미친 듯이 절규하기 시작했다. "이제 와서 잃고 싶지 않다고? 이미 늦었어."
당신의 다정함엔 내가 없었다
"8년 동안 남편이 추모했던 '전우'가, 사실은 그의 '첫사랑'이었다." 결혼기념일, 남편의 SNS 프로필이 '3일 공개'로 제한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남편 동료의 아내가 남긴 우연한 댓글 하나. [준우 씨, 또 그 '첫사랑' 보러 갔나 보네? 8년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정말 지극정성이다.] 머릿속이 멍해졌다. 첫사랑? 남편은 내게 매년 오늘, 목숨을 걸고 자신을 구했던 전우를 추모하러 간다고 했었다. '목숨을 구해준 은혜는 평생 갚아도 모자라.' 지난 8년간 내가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던 그 말. 나를 향한 다정한 미소 뒤에 숨겨진 소름 돋는 기만. 내 남편의 지고지순한 순애보 속 주인공은, 처음부터 내가 아니었다. 나는 그저 '첫사랑'의 그림자에 가려진 가엾은 대역일 뿐이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약혼자에게
5년간 그림자처럼 곁을 지켰던 짝사랑. 돌아온 것은 처참한 배신과 조롱뿐이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 지독한 관계를 영원히 끝내기로. "나 다음 달에 결혼해." 폭탄선언에 오만했던 약혼자의 얼굴이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내 곁에 선 완벽한 남자, 권성그룹 후계자 권도현. "내 아내 될 사람 함부로 건드리지 마시죠." 쓰레기 같은 전남친을 버리고, 완벽한 재벌 남편으로 갈아탔다! 이제 와서 피눈물 흘리며 매달려봐, 내가 돌아갈 일은 영원히 없을 테니.
만료된 사랑
나는 그의 칼이었다. 날카롭고, 정확하고, 충성스러운. 그의 명령을 수행하며 그를 위한 길을 닦았다. 그런 그가 내 생명이 다해가는 순간, 마지막 명령을 내렸다. 냉정하게, 아무 감정 없이. 그때 나는 결심했다. 이번에는 내가 선택하겠다고. 더 이상 누군가의 도구로 살지 않겠다고. 그때 내게 계약을 제안한 남자가 있었다. 위험하지만 강력한. 내 복수의 가장 믿음직한 동맹이 되어주겠다고. 이제 나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 새 심장을 얻고, 진심으로 나를 사랑할 사람의 품으로 걸어간다. 과거는 거기 두고. 완전히.
두 도련님에게 얽히고 나서야 깨달았다
재벌가 정략결혼의 완벽한 희생양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모든 건 내 완벽한 독립을 위한 철저한 비즈니스일 뿐! "너 같은 건 줘도 안 가져."라며 콧대 높던 약혼자 강진혁은 내가 목숨을 구해준 순간부터 미친듯이 집착하기 시작하고, 안하무인 재벌 2세 하도윤까지 가세해 내 곁을 맴돈다. 하지만 어쩌지? 내 목표는 사랑 따위가 아니라 나만의 제국을 세우는 건데? 쓸모없는 감정 놀음은 사양할게, 난 내 살길 찾아 떠날 테니까!
신혼 첫날밤, 남편이 지하실의 가짜 이름을 불렀다
스무 살이 되던 해, 나는 석 달 동안 납치당했다. 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지독한 지하 감옥. 가면을 쓴 남자는 나를 애완동물처럼 길렀고, 조금이라도 거슬리게 굴면 가차 없이 가죽 벨트를 휘둘렀다. 구출된 이후, 내게 남은 건 심각한 스톡홀름 증후군과 폐소공포증뿐이었다. 짙은 어둠만 마주하면 비명을 지르며 발작했고, 때로는 스스로를 해치기까지 했다. 정신병원에 처박혀 서서히 썩어가던 무렵, 김정우가 나타났다. 서울의 가장 젊은 권력자인 그는 그림처럼 부드럽고 온화한 사람이었다. 온몸을 뒤덮은 끔찍한 담뱃불 자국도, 이따금 발작하는 미친 짓거리도 그는 결코 혐오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없이 다정한 손길로 산산조각 난 나를 조금씩 맞추어 주었다. 우리가 결혼하던 날 밤, 온 도시가 나를 부러워했다. 다들 내가 전생에 나라라도 구한 줄 알았다. 그런데 바로 그 신혼 첫날밤, 정전이 일어났다. 예고 없이 덮쳐온 어둠에 질려, 나는 정우의 품에 파고든 채 사시나무처럼 떨었다. 그는 내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무서워하지 마, 지아야. 내가 있잖아." 순간, 전신의 피가 차갑게 얼어붙었다. 그건 내가 그 지옥 같은 감옥에서 살아남기 위해 꾸며낸 이름이었다. 그 악마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내 이름.
전남편의 원수랑 결혼했어
결혼식 반지 교환할 때, 신랑 박도윤의 핸드폰이 울렸다. 10년 지기 여사친 서유은에게서 온 전화였다. 박도윤 얼굴이 굳자, 손에 들고 있던 반지를 던지고 뛰쳐나가려 했다. 나는 그의 소매를 붙잡으며 애원했다. “오늘 우리 결혼식인데… 이보다 중요한 일이 어디 있어?” 하지만 박도윤는 날 확 뿌리치며, 나를 거의 넘어뜨릴 정도로 힘을 써서 말했다. “유은이가 술집에서 술을 억지로 마셨어! 알레르기 있는 거 몰라?” “결혼식은 나 없어도 혼자서 다 진행할 수 있어, 좀 제정신 차려!” 하객석에서 웅성거림이 터졌다. 얼마 뒤, 서유은이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웨딩드레스 입어도 무슨 소용 있겠어? 내가 힘들다는데, 결혼도 안 하고 달려오잖아.” 사진에는 박도윤이 그녀를 공주 안듯 들어 술집에서 끌어내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나는 비어 있는 옆자리를 보며, 머리 베일을 벗어 쓰레기통에 던졌다. 마이크를 잡고, 나는 서울의 명사—박도윤의 원수를 향해 미소 지었다. “이승우 씨, 신부가 필요하다고 들었는데.” “마침 저도 신랑이 필요했는데, 저랑 결혼하실래요?”
별빛 속의 이별
나는 해외로 떠난 지 3년 만에 귀국했다. 원래는 한지호를 깜짝 놀라켜 주려고 했었다. 그런데 공항에 도착해서 휴대폰을 켜자마자 내 눈에 들어온 건, 그가 첫사랑, 신민아와 결혼한다는 대서특필 소식이었다. 그와 동시에. 익명의 번호로 몰카 영상 한 편이 도착했다. 화면 속에서 한지호의 친구가 빈정대는 목소리로 물었다. “지호야, 근데... 나은비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데. 만약 걔가, 그때 네가 직접 그녀를 다른 남자와 잤게 만들었다는 걸 알면... 널 증오하게 될 거야. 정말 안 무서워?” 한지호는 곁에 있는 신민아를 품에 끌어안으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서 어쩌라고? 난 명목상 나은비 삼촌이야. 걔가 나를 좋아하는 것부터가 역겨워. 그 정도는 감당해야지. 게다가 그건... 민아를 괴롭힌 대가일 뿐이야.” 들뜨고 또 들떴던 내 마음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입가에만... 씁쓸한 웃음이 스쳤다. 결국 내가 한지호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시간은 그에게 그저 오물처럼 역겨운 기억에 불과했던 모양이다. 나는 앙상하게 마른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 헛웃음이 새어 나오더니 어느새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이 되어 터져 나왔다. 차라리 잘됐다. 어차피 난 곧 죽으니까. 한지호, 이번엔 네가 평생 나를 못 찾게 해 줄거야.
전남편, 아들에게 독이 된 땅콩 케이크를 먹였다
아들 서준이가 땅콩 알레르기 쇼크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 나는 남편 이민우에게 다급히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온 건 짜증 섞인 한숨뿐이었다. “하... 나 지금 바쁘다고.” 그때, 검사 결과를 들고 온 의사가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머님, 아이가 땅콩 알레르기 있는 거 모르셨어요? 대체 누가 땅콩을 먹인 겁니까?” 나는 불안한 마음에 집 CCTV를 돌려 봤다. 그리고 다음 순간,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화면 속 이민우가 땅콩이 든 케이크를 서준이 입에 억지로 밀어 넣고 있었다. “딱 한 입니야.” 아이 얼굴이 금세 새하얗게 질려 갔다. 나는 곧바로 다시 전화를 걸어 따졌다. 그런데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건, 낯선 여자의 애교 어린 목소리였다. “자기야, 누구야? 빨리 와서 내가 만든 케이크 먹어 봐. 우리 드디어 같이 생일 보내는 거잖아.” 그때 나의 휴대폰이 짧게 진동했다. 변호사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윤세아 님, 외할아버지께서 남기신 2000억 원의 유산 및 전부 그룹 지분이 모두 귀하 명의로 이전되었습니다.] 응급실 앞 붉은 경고등이 번쩍였다. 나는 눈가를 적신 눈물을 손등으로 거칠게 훔쳐 냈다. 이 남자도. 이 결혼도. 내 인생에서 완전히 치워 버릴 거다.
남편의 안면실인증은 선택적이었다
"내가 안면실인증이잖아. 진짜 당신인 줄 알았다니까?" 수많은 여자와 뒹굴며 남편이 내뱉은 핑계는 늘 같았다. 하지만 납치된 폐공장, 폭탄이 터지기 직전. 그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첫사랑을 안고 도망쳤다. "미안해! 한 사람밖에 구할 수 없었어!" 화마 속에서 나는 깨달았다. 그의 병은 진작 완치되었다는 걸. 내 모든 것을 빼앗고 죽이기 위한 치밀한 연극이었다는 사실을.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나는 완벽한 사냥을 준비한다. 그래, 계속 눈이 안 보이는 척 해봐. 그 알량한 거짓말의 대가가 어떤 건지, 처참하게 짓밟아 줄 테니까.